나눌수록 커지는 복

뿔당골 0 2,289 2009.01.28 12:11
박 작가님!반갑시미더, 그라고 고맙고예.
우리는 그냥 래녀씨를 옛날에 염소 키우던 시절을 생각해서
지금도 우리끼리는 염소 아지매 라고 부르는데 우찌 생각 할랑가 모르겠는데
우리는 마 그기 입에 붙어서 고마 쉽게 그리 부릅니더.

우짜든가 새해에는 작년 맨치로 더럽게 재수없는 일들은 언자 고만 생기고
올해는 뭔가 좋은 일들만 억수로 마이 생기시모 좋것시미더.
우째서 작년에는 그리 히안한 일만 생깃는지, 신호대기 중인 차를 뒤에서
사정없이 주 박지를 안나,일방통행 굴다리 밖에서 역주행 해오는 차와
정면으로 박치기를 안하나,참 재수없는 한해 였는데 올해는 마 그기 지가
그라기 싫다고 안되는건 아니지만 아뭏든 그런일은 작년 한해로 다 끝내고
올해는 재수좋은 일들만 마이 생기시모 좋것십니더.

그라고 직접 놀로오던 홈피로 들어오던 자주 놀로 오이소.
직접 온깨내 그래도 우리가 머라도 챙기 주기도 하고 또 우리집 뚱 아지매도
염소 아지매라 쿠모 깜빡 너머간깨내 자주 놀로오고 또 우리를 모델로 글도 써서
농민 신문에도 게재하고 했시니깨 그때는 작년인데 자주 오다보모 또다른
글쓸 소재가 생길지도 모릉깨네 자주 오이소.

우짜든가 새해에는 복 마이 받고 건강도 조아지고 액운은 다~ 쪼까보내고
즐겁고 기쁘고 좋은 일만 한거석 생기기를 기원 할께예.
고맙시미더 ,건강하이소.




------------ [Original Message] --------------------------
>> 나눌수록 커지는 복
>> 박래녀
>>
>> 쥐띠 해 설 선물로 귀한 것을 받았다.
>> 식탁 위에 꿀단지처럼 생긴 병을 주르륵 널어놓았다. 헛개나무와 현미찹쌀, 청국장 가루를 섞어 만든 환은 간 기능이 좋다며 남편에게, 구아바 열매와 청국장 가루, 현미찹쌀을 섞어 만든 환은 위장 기능에 좋다면서 딸에게, 곱게 빻은 청국장 가루는 원기회복을 돕고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그녀가 내게 주는 선물이다.
>>
>> 누군가를 조건 없이 아껴주기는 쉽지 않다. 십 년 지기인 그녀에게 물었다. 왜 내게 이리 잘 해 주느냐고. 전생에 빚진 게 많은가 보다며 웃었다. 사람과 사람사이는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믿음이 바탕에 깔려야 지기지우가 되는 것이 아닐까.
>>
>> 그녀는 국제 통화기금 때 도시생활 접고 농촌으로 돌아왔다. 시댁 마을에서 음식점을 열었다. 남편은 농사를 짓고, 동네 이장을 하는 틈틈이 식당일을 도왔다. 음식점에는 늘 손님이 많았다. 음식 솜씨도 좋았지만 그녀는 인정이 많았다. 오일장에 가면 가장 인기 있는 아줌마였다. 산과 들에서 뜯은 나물을 내 놓고 앉은 난전의 할머니를 보면 볼품없는 나물이라도 모두 사 주고, 술 고픈 노인에게는 술을 사고, 배고픈 노인에게는 국수집에라도 모시고 가서 대접한다. 독거노인이나 장애 가정에 표 안 나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
>> 그러나 좋은 일도 많이 하고, 퍼 주기도 잘 하는 그녀지만 늘 몸이 아팠다. 그녀는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토속적인 발효 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농사지은 국산 콩으로 청국장을 만들어 끓여 먹기도 하고, 가루를 내 놓고 먹다가 현미 찹쌀, 헛개나무와 민들레 등 약초를 섞어 환을 만들어 먹었다. 서서히 몸의 부기도 빠지고 나른함도 없어지고 혈색도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모두 청국장 덕이라 생각했다.
>>
>> 벼를 심던 논밭에 콩을 심었다. 농사지어 거둔 콩으로 청국장도 만들고 된장도 만들어 음식점에 오는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곤 했다. 의외로 반응이 좋아 구입을 원하는 손님들이 생겼다. 그녀는 용기를 내 지난 연말에 청국장 사업을 시작했다. 농촌지도소의 도움을 받아 공장을 짓고 현대식 기계를 들여 마무리 작업을 끝냈다. 손끝 매운 그녀의 고집스런 토종 맛이 세상으로 나갈 것이다.
>>
>> 우리 속담에 콩 한 톨로 열두 명이 나누어 먹을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나눌수록 커지는 게 있다면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복 아닐까. 나누어 줄 게 있어 행복하고, 받아서 행복하면 우리 모두 행복하지 않겠는가. 그녀를 보면 나누는 게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을 알 것 같다.
>>
>> 올 한 해, 우리 모두의 가슴에 따뜻한 사랑이 모락모락 피어났으면 좋겠다.
>> 2008. 2. 11일자 농민신문 <세상사는 이야기>
>>
>>
>>**이 글을 여기 올린 줄 알았더니 안 올렸군요.^*^
>>오늘 고마웠어요. 늘 이렇게 받기만 해서 어쩌우. 청국장 환은 호주머니에 넣어 다니며 먹고 있다우. 택배로 보낼 건 보내고. 그리고 저녁엔 도토리 묵 무침 맛있게 해서 먹었다우.
>> 고마워요.
>> 늘 고마워하는 사람으로부터
>> 박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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