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즐겁고 행복하십시오.

뿔당골 0 2,394 2013.09.25 01:35
박 선생님! 반갑습니다.
좋은 사진과 좋은 시, 감사 드립니다.
추석 연휴때 여행을 다녀 오다보니 밀린 택배 물량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다가 이제야 조금 한숨을 돌립니다.
언제 한번 시간 나실때 차나 한잔 마시게 놀러 오십시요.
직선거리 2~3 km 정도 되는데 너무 멀게 느껴 집니다.
서로가 바쁘다 보니 정말 만나기가 어렵네요.
작정 하고 시간 내서 한번 오십시요.




------------ [Original Message] --------------------------
>> 홍차를 우리며
>> 박래녀
>>
>> 홍차를 우리는 긴 긴 겨울밤
>> 어둠을 포갠 갈피에서 그리움을 꺼낸다.
>>
>> 활짝 핀 유리 꽃 속에 노란 꽃술 수줍다
>> 유리주전자 안에 홍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 꽃술 위에 올린다.
>>
>> 어머니는 투명한 장독에서 메주를 건진다
>> 맑게 우러난 간장이 어머니를 비춘다
>> 팔십 년, 어머니의 녹녹치 않은 삶이 녹아든
>> 간장은 짜다.
>>
>> 간장을 먹고 나는 자라고
>> 내가 자라는 사이 어머니는 떠난다.
>>
>> 홍차를 잔에 따른다
>> 노란 꽃술도 따라와 앉는다
>> 갈색 홍차 속에는 희석된 그리움이 모여 있다.
>>
>> 간이 빠진 음식은 제 맛을 낼 수 없듯이
>> 장독간에는 금간 장독만 포개어 떨고
>> 나는 간장 같은 홍차에
>> 데운 우유 한 방울 떨어뜨린다.
>>
>> 뿌연 홍차 속에 어머니가 어룽거린다
>> 나는 가만히 어머니를 접고 나도 접는다
>> 노란 꽃술 접으며 유리 꽃도 쓰러져 눕는다.
>>
>> 홍차를 마시는 긴 긴 겨울밤
>> 어둠을 포갠 갈피에서 그리움을 꺼낸다.
>>
>>
>>**추석인데. 너무 멀리(^V^) 있어 만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졸시 한 수 올리고 갑니다.ㅎㅎ
>>두 분, 건강하고 기운 차게 추석 보내시고, 가을걷이 풍성하게 거두시길 빕니다.^^
>>
>>저야 늘 시댁 오르내리고 남편 수발 하면서 정신없이 사네요.
>>가깝고도 먼 그대! 마음은 늘 곁에 있습니다.^^
>>
>>자굴산 자락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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